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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나 제국 도착

※아래 내용은 와타오시 번역님께서 번역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눈부신 빛이 걷히자, 방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달라진 점은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


순간 머릿속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나와 타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나를 이루는 것들이 벗겨져 나가는 듯한 감각.

제가 넋이 나가 있었더니,


“알레어, 정신 차려!”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눈앞에서 제 이름을 부릅니다.

저는 알레어.

알레어 프랑소와.

소녀는 시몬 오르소.

제 친구.


“알레어 짱? 괜찮은가요……?”

“괜찮아요. 게이트도 멀미 같은 게 있는 걸까요?”

“가끔 있다고 들었어. 좀 게워 낼래?”

“아뇨, 괜찮아요. 상황을 가르쳐 주세요.”


저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제 손으로 뺨을 짝짝 두드렸습니다.


“자, 잘은 모르겠지만 마족의 공격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지시가 있을 때까지 여기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그렇군요.”


아무래도 레이 어머님의 예상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레, 레이 씨는?”

“저쪽에서도 마족의 습격이 있었어요. 어머님은 후미를 맡아주셨고요.”

“그, 그랬었군요…….”

“어머님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곧 달려오시겠죠. 그것보다 모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해요.”

“그, 그러네요.”


제국 측 게이트 시설은 바우어보다 훨씬 더 커다래 보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게이트 시설은 학원 체육관 정도 되는 크기라, 우리가 다 들어와 있어도 그다지 비좁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모두 다 워프한 게 아닌 것 같은데?”

“무슨 뜻이죠?”

“지금 여기 있는 인원은 가장 먼저 워프한 열 몇 명뿐이야. 마지막이 알레어였고.”

“즉, 제 뒤로는 아무도 워프해 오지 않았다는 뜻인가요?”

“그런 것 같아. 게이트에 무슨 일이 생긴 걸지도.”


고개를 돌려 게이트를 살폈지만 딱히 고장 난 듯한 낌새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게이트는 원래, 고대의 마도구였다고 하니, 정말 고장 났다고 해도 저 같은 문외한의 눈으로는 알 수 없겠지만요.


주변에 보이는 사람은 먼저 워프해 왔던 학생들이었고, 다들 몸을 웅크린 채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어,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하냐고 해도, 지시받은 대로 기다릴 수밖에 없지 않아?”

“하긴 그렇죠……. ——?!”


『그것』을 감지한 순간, 저는 재빠르게 두 사람 사이를 지나쳐 방 출입구 앞을 막아섰습니다.


“이곳은 제가. 릴리 님은 다른 사람들을 지켜주세요.”

“아, 알겠어요.”

“메이는—— 어? 메이는 어디 있죠?”

“뭐?”


그러고 보니 워프한 뒤로 메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메이는 안 왔어. 방금 확인했으니까 틀림없어.”

“분명 먼저 와 있을 줄 알았는데…….”

“메이는 나중에 생각하자. 먼저 지금 상황을 타개하는 데 집중하는 게 좋겠어.”

“그렇네요.”


일단은 제국 쪽 지시에 따라 대기했습니다.

학생들을 뒤로 물리고, 릴리 님과 저는 언제는 나설 수 있도록 입구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시몬과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바깥에서부터 문이 파괴되었습니다.


귀를 기울이니 멀리서 싸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그 외에 무언가가 달려오는 작은 소음도.


“아래예요!”


발밑을 통해 전해져 오는 미약한 진동이 점점 커지더니, 저쪽에서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마물의 무리가 나타났습니다.

뱀 같기도 하고, 두더지 같기도 한, 뾰족한 비늘을 두른 유선형 마물 열 마리가 안으로 들어옵니다.


“수가 많아요…… 그렇다면!”


선제 필승.

저는 마물들이 산개하지 못하도록 거리를 좁히고서 즉시 세 마리를 베었습니다.

네 마리는 경계하듯 움직임을 멈췄지만, 나머지 세 마리는 제 옆을 통과해 뒤쪽으로 기어갑니다.


“릴리 님!”

“맡겨 주세요!”


릴리 님은 두 자루 단검을 번뜩이며 세 마리를 차례차례 정리했습니다.

저 정도면 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자, 당신들도 포기해 줘야겠어요.”


마물은 이빨인지 혓바닥인지 알 수 없는 뾰족하고 날카로운 무언가를 뻗어 저를 공격했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진 않았습니다.

이 마물은 입학 첫날 있었던 소동 때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여유롭게 피하고서 한 마리씩 처리했습니다.


이쪽 상황을 눈치챈 제국 병사들도 마법으로 지원 사격을 해주었습니다.

사격의 훌륭한 명중률, 그리고 즉시 상황을 살피고 제게 전위를 맡기는 판단력에서 제국군의 높은 숙련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한 마리.

제가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을 때, 마물에게서 마력이 용솟음치는 걸 느꼈습니다.


“유감스럽네요. 제게 마법은 통하지 않——.”


아랑곳없이 검을 휘두르려고 했던 저는 마물이 쏘아낸 마법에 직격당해 뒤로 밀쳐졌습니다.


“윽?!”


대미지는 크지 않지만, 제가 느낀 정신적 충격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무색을…… 깨트렸다고요?!


제가 위축됐다고 판단한 마물은 거리를 좁혀, 넘어진 저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향해 날카로운 돌기를 내리쳤습니다.


“알레어 짱!”

“큭……!”


어떻게든 몸을 비틀어 피한 뒤, 그 반동을 이용해 일어나 그대로 마물을 양단했습니다.


“휴우……. 방심했어요.”

“괘, 괜찮아요? 알레어 짱?”


릴리 님이 걱정을 담아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똑똑히 본 모양입니다.


“네에. 어떻게든요. 그런데…….”

“뭐, 뭔가 이상했었죠……?”


무색—— 마법을 흡수해 힘으로 바꾸는 저만의 특성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그랬을 뿐인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제 몸에 뭔가 문제가 생긴 건지, 지금 상황에선 뭐라고 판단하기 힘듭니다.

그래도 상황이 정리되면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죠.


“알레어, 릴리 님, 수고했어. 괜찮아?”


릴리 님과 제게 말을 건넨 사람은 물론 시몬입니다.


“리, 릴리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하지만 알레어 짱이…….”

“저도 다친 곳은 없어요. 그런데 나중에 좀 확인해야 할 게 있겠네요.”


시몬에게도 무색의 특성에 관해 설명한 적이 있어서, 표정에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냅니다.


“그래. 아무튼 다친 곳은 없는 거지. 그럼 다행이야.”

“다행이 아니에요. 아직 마물이 잔뜩 있어요. 제국 병사들을 도와야죠.”

“그건 그냥 맡겨둬도 되겠는데?”

“?”


시몬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자, 제국 병사들은 통솔된 움직임으로 마물들을 막힘없이 처치하고 있었습니다.

종전에 없었던 패턴을 보여주는 새로운 세대의 마물에게도 문제없이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그치?”

“그래 보이네요.”

“미, 믿음직스러워요…….”

“지금 상황을 정리해 봐도 될까?”

“물론이에요.”

“부, 부탁합니다.”


시몬은 노트를 꺼내 펜으로 정보를 적어 내려갔습니다.


“먼저, 이유는 모르겠지만 워프가 도중에 중단되어서 학생들 일부만이 이쪽으로 왔어.”

“그, 그러네요. 메이 짱도 안 보이고, 레이 씨가 뒤늦게나마 워프해 올 기미도 없어요.”

“그렇다면 저보다 먼저 워프한 사람들만 있고, 제 뒤로는 아무도 워프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일까요?”

“그런 것 같네.”


저는 메이가 먼저 와 있을 줄로만 알았는데요.


“그리고 다음. 바우어와 나 제국은 마족의 습격을 받고 있어.”

“호, 혹시 다른 나라도……?”

“그건 알 수 없어요. 두 나라만 그럴 수도 있잖아요?”

“지금은 확실하게 아는 것들만 나열해 보자. 일단 바우어와 나 제국은 확정.”


노트에 적은 뒤, 시몬이 말을 이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학생 중에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사람은 알레어와 릴리 님뿐이야.”

“그런 모양이네요.”

“다, 다른 아이들도 전투 수업은 받고 있지만, 알레어 짱이나 릴리와 견주기엔 어려울 것 같아요.”


시몬은 그 점도 노트에 메모했습니다.


“방금 담당자한테 확인해 봤는데 이쪽에서 바우어로 되돌아가는 것도 지금 시점에선 불가능하다나 봐.”

“곤란하게 됐네요…….”

“거, 걸어서 돌아가기엔 너무 오래 걸리겠어요.”


시몬이 분석해 정리한 내용을 보니 상당히 난처한 상황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을 때,


“사격 중지! 추격은 필요 없습니다. 부상자 확인과 치료를!”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고개를 돌리니 제국군이 마물을 격퇴한 참이었습니다.


병사들 중심에서 지휘를 맡고 있었던 걸로 보이는 사람이 이쪽을 향해 다가왔습니다.


“아앗, 마물이 여기까지 온 건가요. 바우어 여러분, 드릴 말씀이 없네요!”


허둥지둥 달려온 그 사람의 목소리는 저도 익히 아는 목소리였습니다.


“어? 필리네 님?!”

“어머, 오랜만이네요, 알레어 짱.”


우리 앞에 나타난 사람은 현 나 제국 황제, 필리네 나 님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람의 등장에 릴리 님도 저도, 한순간 그쪽에 주의를 빼앗겼습니다.


그래서 빈틈이 생긴 걸지도 모릅니다.


“?!”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온 두더지형 마물이 게이트를 향해 뛰어들었습니다.

격렬한 충돌음이 울려 퍼진 뒤, 파직파직 불똥을 튀기며 게이트는 완전히 정지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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