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kiMo
gerogh
gerogh

patreon


공지

안녕하세요. GH입니다.


긴 글에 앞서 우선 예정된 일정을 전혀 소화하지 못하고 이렇게 근황 및 사과문을 작성하게 된 점에 대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패트리온 일정을 전혀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제 정신상태가 회복되지 못하여 다시한번 당분간 작업을 중단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아니 회복되긴 커녕 생활고와 시간에 쫓겨 억지로 패트리온을 열고 커미션도 시작한 상황에서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가족간의 불화와 그로인해 가중되는 생활고 때문에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8월부터 그림을 그리고자 노력했습니다만 심각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거기에 더해서 온갖 악재로 인해 결국은 그림 그 자체에 번아웃까지 와버려서 그림을 그리고자하는 의지 자체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상태입니다. 그래도 먹고살기 위해서, 또한 패트리온을 후원하며 아직도 기다려주시는 여러분들을 위해서 어떻게든 근성으로 이겨내고 그림을 그려보고자 했으나 끝내 실패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심각한 생활고가 막장에 다다라서 빚도 떠안고 있고, 통장잔고는 이미 0이 되버린 상황이라서 이대로 무너지면 모든게 끝이라는 강박관념이 저를 미친듯이 옭아매고 있었습니다. 살기 위해선 어떻게든 그림을 그려보고자 발버둥쳤지만 제 정신상태가 날로 악화되었고, 거기에다 위에 말했듯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부모와의 갈등까지 겹치며 지난달 중반부턴 아예 멘탈이 나간 수준을 넘어서서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고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습니다.


혹시 그림 이외에 다른 돈벌이는 진작에 고려하지 않았냐는 말이 나올까봐 말씀드립니다만, 제가 갑작스럽게 이렇게 막장이 된 것은 아닙니다. 불과 작년 초까지만 해도 패트리온은 성장하고 있었고, 저도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을 느끼며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마치 가랑비에 옷젖듯 조금씩 나쁜일들이 절 갉아먹어왔고, 그때마다 고작 이런 문제들때문에 지금까지 그려온 그림을 포기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버티고 있었습니다. 제 정신이 한계에 다다랐다는걸 스스로 깨달았을땐 이미 다른 일을 찾아보긴 커녕 외출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진 후였구요.


올해 초부터는 정신과 진료를 위해서 병원도 다니기 시작했으나 생활비가 바닥난 상황에서 진료비 부담도 어렵다보니 병원도 결국 못가게 되었고, 약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상태가 악화되면서야 오기로 나혼자 해결해봐야 될 일이 하나도 없다는걸 뒤늦게 깨달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자 하였으나 가족은 이미 적대적 관계에 다다른 상태인데다 가까운 친구도 친척도 없다보니 사실상 막다른 골목에 몰렸습니다. 그게 9월 말이었네요. 


저때부턴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시도마저도 포기하고, 모든 인터넷 활동도 그만두다시피한채 방에 쳐박혀서 하루종일 밥만 축내며 컴퓨터의 백색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거나, 고통스러운 생각이 떠오르면 그걸 잊으려고 집에 있던 요리용 소주를 마셔대며 게임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부모와의 갈등은 계속되어서 집 처분 문제로 절 괴롭히면서 정신상태가 진짜 박살나버렸구요.


그래서 지난주부터는 모든걸 놓고 극단적인 선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올해초에 홧김에 구매했던 번개탄이 아직도 집에 고스란히 남아있었거든요. 늦어도 10월 1일~5일 사이에는 그냥 죽을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주변 정리할것도 없다고 생각했고 말이죠.


그러던 와중에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인터넷 친구분에게 술김에 제가 겪고 있던 일을 말해버렸습니다. 정확히는 나같이 살면 인생망한다, 넌 그러지마라..라는 식으로 술주정 부리며 말했던거같은데 그걸 보고 뭔가 심상치 않다는걸 알게된 친구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제 안부를 물었습니다. 비록 인터넷 친구라지만 몇년간 연락했고, 거기다 패트리온과 커미션을 한창 운영하던 시기에 제게 번역과 편집측면에서 아낌없이 많은 도움을 줬기때문에 나름 각별하다고 여겼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친구에게 제가 죽는다는 말도 없이 사라지면 안될거같다고 여겼고, 3일전에 제가 겪은 저 일들을 이야기하며 이제 모든걸 놓았고 아마 갈거같다고 털어놨습니다.


당연히 그친구는 충격받고 그러면 안된다고 말렸지만 제가 안고있는 사정을 속속 말해줬고, 그걸 들은 친구는 이런 상황에서 정말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구나라고 납득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끝인줄 알았는데, 제게 도움의 손길을 내어줬습니다. 첨에는 그냥 살아라는 의미 정도로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진지하게 제게 금전적인 도움을 적극적으로 주겠다고 나서더군요. 사람관계에 있어서 돈이 얽히면 반드시 사이가 나빠지고, 그게 채무관계라면 더더욱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한 저는 극구만류했으나 오히려 그 친구가 저에게 더 강하게 권유했고...거기다 어떻게든 이 시궁창을 빠져나갈 방법까지 찾아줬습니다.


결국 어제 저녁에 친구의 계속된 설득에 살고자하는 욕구가 솟아오른 저는 염치불구하고 도움을 받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렇게 지원받은 돈으로 지난달부터 밀려있던 급한 빚과 연체된 세금들을 해결한 후에 이렇게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일단 당장 급한 불을 끈것이지 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것, 특히 정신적으로는 심각한 수준이라는건 변함이 없다보니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는걸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도 저에게 당장 급한 금전적 어려움은 전부는 아니라도 대부분 해결해줄테니 회복에 전념해라고 말해줬구요. 덤으로 제발 어려운 일 있으면 혼자서 묵혀두지 말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도움을 청해라고 타박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작성하기도 합니다. 사과문이면서도 한편으론 여러분께 도움을 청하는 글 입니다.



여기까지 주절주절 제 개인사를 말하는게 길었습니다만,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서 패트리온을 당분간 업데이트 없이 방치하고자 합니다. 복귀를 확실히 염두해두고 있습니다만 그 복귀가 언제가 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빠르면 올해 연말이 될 수도 있고, 늦으면 내년 초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패트리온 후원금과 더불어 뭐라도 돈을 긁어모아서 버티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린 작업물들을 다시 정리해서 검로드에 업로드를 해본다거나 말이죠.

일단 그림을 다시 손에 잡을만한 정신적 여유를 얻게 된다면 바로 복귀해서 패트리온을 한창 운영하던 시절처럼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자 합니다.


완전히 잃었던 삶의 의지를 조금이나마 되찾았고,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마음에 발버둥쳐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패트리온 복구, 커미션 재시작, 혹은 알바 또는 다른 직장같은걸 구하기 이전에 정신적인 재활이 우선인 상황입니다. 거기다 당분간은 간단한 낙서같은 그림에도 손을 못대고 말이죠. 일단은 제 정신을 미치게 만드는 원인인 가족과의 연락부터 완전히 끊고, 조금씩 타인과 대화하는것부터 적응해나갈 생각입니다. 간단한 조깅부터 시작해서 끊었던 운동과 외출도 다시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아직도 절 믿고 후원해주시는 여러분들에게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손을 벌리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걸 보기 위해서 기다려주셨습니다만, 제가 회복할때까지 조금만 더 후원을 유지하며 기다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아니, 단순히 감사가 아니라 더 멋진 작품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해드리겠습니다.


그동안의 후원에 감사드리며, 또한 이렇게 긴글을 다 읽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부디 제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너그러히 봐주세요. 그리고 비록 그림은 아니지만 제 근황을 주기적으로 패트리온에 남길테니 후원을 유지해주신다면 정말,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다 죽어가는 사람 한명 살리는 셈 치고 몇 달만 후원을 유지해주세요. 그 후에는 반드시, 제 이름과 목숨을 걸고 회복해서 돌아와 다시 예전처럼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Related Creators